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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약과 이은 열풍” 개성주악 찾는 MZ
  • 2023.11.23.
MZ선호하는 비주얼·식감 갖춰
고급 선물용으로도 인기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MZ세대의 간식 트렌드가 점차 빠르게 바뀌고 있다. 뚱카롱(뚱뚱한 마카롱 신조어), 도넛, 약과에 이어 이번엔 ‘개성주악’이다.

고려 개성 지방의 전통 간식, MZ 고급 디저트로
고려 개성 지방의 향토 음식인 개성주악 [한식진흥원 제공]

최근 MZ세대에게 유행인 디저트 중에는 고려시대 인기 간식들이 눈에 띈다.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 따르면 곡물 생산의 증가와 불교의 육식 절제 등에 따라 고려시대에는 꿀이나 조청을 바르고 기름에 튀겨낸 간식들이 발달했으며, 대표적인 것이 약과다. 개성주악 또한 고려시대부터 즐겨먹었던 개성지방의 향토음식이다. 손님을 대접하거나 연회 또는 잔치의 귀한 간식으로 올려졌다.

한식진흥원에 따르면 개성주악은 찹쌀가루와 밀가루에 막걸리를 넣고 반죽한 다음 동글하게 빚어 기름에 지져낸 전통 간식이다. 위에는 꿀이나 조청 등을 입힌다.

개성주악은 찹쌀가루와 밀가루에 막걸리를 넣고 반죽한 다음 동글하게 빚어 기름에 지져낸 전통 간식이다. 사진은 개성주악을 만드는 과정 [한식진흥원 제공]

임경숙 한식진흥원 이사장은 “몇 해 전부터 젊은 층 사이에서 예스러운 것을 추구하는 ‘할메니얼(할머니+밀레니얼을 합친 신조어)’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개성주악도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알고보면 ‘개성주악’이란 독특한 이름의 유래도 재미있다. 개성주악은 ‘개성 우메기’라고도 하는데, 주악을 튀길 때 나는 소리에서 그 이름이 붙여졌다. 개성주악을 전문 판매하는 서울 서초구 디저트카페 ‘김씨 부인’의 김명숙 대표는 “마지막 튀김 시 주악들이 서로 부딪치면서 돌멩이 구르는 소리가 난다 하여 이를 ‘조악(造岳)’으로 부르다가 발음이 편한 ‘주악’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화려한 비주얼에 바삭 쫄깃…“궁금한 건 못참아”
SNS에 올라온 개성주악 게시물들 [인스타그램 캡처]

주목받는 디저트이지만, 개성주악은 실은 한국인에게도 다소 생소하다. 김명숙 대표는 “이전에는 개성주악을 파는 곳이 매우 드물 정도로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금은 지방에서도 젊은 사람들이 가게를 찾아온다”고 말했다.

특히 젊은 층의 경우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은 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아는 맛’인 약과 등과 달리 개성주악은 한 번도 맛을 경험하지 못한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SNS에서 하도 많이 나오길래 궁금해서 와봤다”고 말하는 젊은 고객들이 최근 들어 많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고급 선물용’ 판매가 많다는 것도 개성주악의 특징이다. 김 대표는 “선물세트가 잘 팔리는데, 요즘에는 대기업 행사에서 직원 복지 차원으로 선물 세트를 대량 구입해 간다”고 말했다.

장보기 앱 컬리에서도 ‘추석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컬리에 따르면 지난 9월 개성주악 제품 판매량이 전월 대비 2배 가량 증가했는데, 특히 선물용으로 좋은 8구 상품 판매량이 3배 가량 늘었다.

진소영 컬리 MD(상품기획자)는 “‘할메니얼’ 트렌드가 올해는 ‘힙 트레디션(힙 감성+고유 전통)’으로 확장되면서 약과에 이어 잘 알려지지 않은 개성주악까지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 소재를 그대로 쓰되, 자신만의 취향에 따라 다양한 토핑을 올려 먹는 레시피도 인기”라고 덧붙였다.

도넛이나 베이글, 약과까지 MZ세대에게 인기인 간식들은 새로운 토핑을 넣고 변주된 형태가 많다. 개성주악 역시 아이스크림이나 크림치즈, 초콜릿, 과일 등을 올려먹는 레시피가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다양한 토핑을 올려 개성주악을 판매하는 ‘연리희재’의 경우,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입점해 20~30대를 줄세우는 가게로 유명해졌다.

연리희재에서 판매하는 개성주악 [컬리 제공]

젊은 층이 좋아하는 개성주악의 매력으로는 일단 SNS에 올리기 좋은 화려한 외형을 들 수 있다. 동글동글한 모양에 조청이나 꿀이 발라져 있어 광택도 난다. 위에는 해바라기씨와 대추 고명 등이 장식돼있다.

특히 독특한 식감은 가장 큰 인기 요소다. MZ세대가 선호하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한’ 식감을 가졌다. 떡의 쫄깃함을 가지면서 튀기는 과정을 통해 맛은 도넛과 비슷하다는 것이 포인트다. 바사삭 거리며 한 입 베어 물면 달콤한 즙도 새어 나온다.

임경숙 이사장은 “약과에 이어 새로운 한식 디저트로 부상한 개성주악은 특히 단맛과 쫀득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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