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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운맛 달래기’…음식따라 효과 음료도 달라
  • 2024.08.21.
캡사이신은 우유…겨자·고추냉이는 물
고추 [123RF]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매운맛 열풍이 이어지면서 매운맛을 달래기 위한 음식에도 관심이 쏠린다. 물이나 우유, 콜라, 주스, 아이스크림 등이 주로 애용된다.

외국인들은 ‘불닭볶음면’을 먹고 나서 물이나 우유를 연거푸 마신다. 국내선 매운 떡볶이나 마라탕을 먹은 후 아이스크림 등으로 달래기도 한다. 매운맛을 달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식품은 무엇일까.

매운맛을 내는 성분은 여러가지다. 성분별로 이를 빠르게 제거하는 방법도 달라진다. 매운맛에 최적 효과를 내는 식품이 따로 있다는 얘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고추의 캡사이신이나 마라의 산쇼올 등 대부분의 매운맛 성분들은 우유를 마시는 것이 낫다. 물이나 콜라보다 효과적이다. 캡사이신과 산쇼올 성분이 물에 잘 녹지 않는 지용성이기 때문이다.

우유의 지방 성분은 혀에 남아있는 캡사이신을 잘 녹인다. 우유 외에도 지방이 많은 참기름이나 올리브오일을 한 숟가락 먹어도 효과가 있다. 아이스크림도 매운맛의 자극을 줄여줄 수 있다.

후추도 마찬가지다. 칼칼하게 매운맛을 내는 후추 속 피페린 성분 또한 지용성이다. 음식에 과도하게 뿌려진 후추를 먹었다면 우유를 마시는 것이 좋다.

고추 냉이 [123RF]

반면 우유보다 물이 효과적인 음식도 있다. 겨자나 고추냉이가 대표적이다. 독특한 매운맛을 내는 시니그린 성분은 물에 쉽게 녹는 수용성이다. 냉면이나 초밥에 겨자, 고추냉이가 듬뿍 들어가 코끝이 찡하다면 물을 마셔야 빠르게 가라앉는다.

또 캡사이신이 들어간 매운 음식을 먹을 때는 ‘차갑게’ 먹는 것이 매운맛을 줄이는 방법이다.

의학 전문가들에 따르면 매운맛은 미각수용체가 아닌 감각신경계를 자극한다. 일종의 통각이다. 캡사이신은 주로 우리 몸에서 열과 압력을 감지하는 감각수용체 TRPV1에 작용한다. 뜨거움을 인지하는 감각수용체가 활성화되는 만큼 음식이 뜨거울수록 더 맵게 느낀다.

물을 마시고 땀을 흘려도 매번 매운맛을 찾는다면 매운맛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혀가 보내는 매운맛 통증 신호를 뇌가 인식하면 이를 가라앉히고자 엔도로핀 호르몬을 내보낸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매운 음식을 먹을 때는 엔도르핀 분비로 쾌감을 느끼게 된다”며 “이 반응이 반복되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매운 음식을 찾게 되고 매운맛을 느끼지 못하면 기운이 없거나 무기력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음식을 맵게 먹으면 입맛이 둔해지는 것도 문제다. 음식을 더 짜고 달게 먹기 쉽다.

위장에도 좋지 않다. 강재헌 교수는 “매운 음식을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위 점막이 손상되고, 속쓰림, 구토, 설사 등 위장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심할 경우 위염이나 위궤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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