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유럽의 고급식품(Fine Food Grocery) 시장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전했다. 유럽의 고급식품점은 한국에서는 생소한 개념인 소규모 독립 식료품점(Delicatessen)을 중심으로 시장이 발달했다. 유럽 내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자국 식품을 판매하던 매장이 그 기원이다. 특히 영국과 프랑스 등지에서 폴란드,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의 식품을 팔던 식료품점이 지역 특산품, 고급 식재료, 전통 음식, 에스닉 푸드(제 3세계의 고유 음식), 윤리적 식품(Ethical foods), 유기농 식품 등의 카테고리를 추가하면서 현재의 고급 식료품점으로 발전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2018년 기준 밀레니얼 세대(1980년~1990년대에 태어난 젊은 층)의 84%(시장조사기관 민텔 자료)가 고급 식료품점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이는 X세대(1960~1980년생, 75%)나 베이비붐세대(1943~1960년생, 69%)의 이용률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프랑스는 유럽 내 가장 큰 고급식품시장을 보유한 나라이다. 시장조사기관 제르피(Xerfi) 추산 약 70~90억 유로 (한화 약 9조~12조 원) 규모이다. 그 중 대형마트에 포함된 시장은 35% 정도이며, 나머지 65%는 독립 상점이 차지한다. 현재 프랑스의 고급식품점은 약 5300개 이상으로, 대부분이 소규모 독립 매장이다.
유럽의 고급식품 매장 [사진=caveboutiqueduboeuf] |
영국에는 고급식품조합(The Guild of Fine Food) 가입자 기준으로 약 1300개가량의 독립 고급 식료품 매장이 있다. 수년 전부터 일반 편의점에서도 고급 식료품을 팔기 시작했다. 스페셜리티푸드매거진(Speciality Food Magazine), 더델리카트슨(The Delicatessen) 등의 고급식품 전문 잡지가 출간되고 있고, 파인푸드페어(Fine Food Fair), 파인푸드쇼(Fine Food Show) 와 같은 고급식품 박람회가 열리는 등 영국 고급식품시장은 역동적인 분야이다.
영국의 고급 식료품 전문점 맥네이트(Macknade - Fine Foods)의 이사 스테파노 쿠오모(Stefano Cuomo)는 스페셜리티&파인푸드패어(Speciality and Fine Food fair)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에는 고급 음료와 주류 분야가 특히 관심을 받았으며, 코로나19 사태가 소비자들이 고급와인에 투자하는 등 평소와 다른 소비를 하도록 유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럽 고급 식료품점의 주요 판매 품목은 캐비어, 트러플, 푸아그라, 와규, 굴, 치즈, 등의 고급 식재료와 고품질의 향신료, 양념, 식재료, 그리고 세계 각국의 특산물 등이다. 한국 음식도 유럽 고급식품 시장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영국 고급식품조합이 올해 1월 출판한 그레잇테이스트북(Great Taste Book 2020-21)에는 러빙푸즈(Lovingfoods)사의 김치(영국산)와 마마한라(Mama Halla)사의 한국식 핫소스(한국산)이 소개됐다. 파인푸드다이제스트(Fine Food Digest)의 지난 12월 호에는 킹콩김치(King Kong Kimchi)사의 김치(영국산)가 건강식품 코너에 실린바 있다.
유럽내 온라인 고급 식료품 전문 사이트에 판매되는 팽이버섯, 흑마늘, 김치 |
이외에 여러 온라인 고급 식료품 전문 사이트에도 팽이버섯, 흑마늘, 김치 등 한국 음식이 판매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버섯, 김치, 고추장, 유자 등의 음식이 유럽에서는 특색있는 제품으로써 고급식품으로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aT 관계자는 “한국 수출 기업들은 고급 식료품점을 통한 유통을 시도해볼 만하다”라며 “고급식품시장 겨냥을 위해서는 유럽의 유기농, 비건, 무첨가 트렌드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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