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이후 식품 산업에 나타난 변화는 한 가지를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하지만 확실한 공통점은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관심의 주된 방향은 맛과 가격에서 한 걸음 나아간 ‘기능성’이다.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중년층이나 건강기능성식품에서나 찾던 기능성 성분을 이제는 일상 음식, 심지어 초콜릿이나 스낵에서도 찾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심상치 않은 파워로 등장한 키워드는 바로 ‘아답토젠(Adaptogen)’이다.
아답토젠의 인기는 ‘스트레스 해소’라는 기능에서 나온다. 코로나19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겪은 소비자들은 ‘먹어서 내 몸안의 스트레스를 없앤다’는 것만으로도 아답토젠에 매료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 마켓(Research and Markets)은 아답토젠의 글로벌 시장이 지난 2019년 24억 4140만 달러(한화 약 2조 9284억 원)에서 오는 2025년에는 39억 9334만 달러(한화 약 4조 7800억 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답토젠이란 단어가 국내에서는 낯설지만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식재료들이다. 강황이나 차가버섯, 허브, 인삼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 몸안의 스트레스에 저항하는 식물로, 스트레스 완화나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품을 말한다. 이는 아유르베다(Ayurveda)에서 주로 사용하는 재료이기도 하다. 인도의 전통의학법인 아유르베다는 약물 대신 신체 균형을 맞춰 질병에 대한 자연치유력을 키운다. 즉 아답토젠은 스트레스로 인한 염증을 막는 등 음식을 통해 내 몸의 자연치유력을 높일 수 있는 식품을 의미한다. 이러한 음식들은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지면서 불안한 코로나 시대에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리서치앤 마켓은 보고서에서 기업들이 아답토젠 제품의 개발과 혁신에 상당한 자본을 투자하고 있으며, 식음료 업계 내 아답토젠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인삼이나 차가버섯을 넣은 음료의 등장이 두드러진다. 지난 2020년 펩시(PepsiCo)는 인삼이 들어간 기능성 탄산수 브랜드(Soulboost) 출시했으며, 중국 맥도날드의 맥카페에서는 인삼을 넣은 카페라떼까지 등장해 젊은 층의 눈길을 끌었다.
인삼을 넣은 펩시(PepsiCo)의 기능성 탄산수 브랜드(Soulboost) |
중국 맥도날드의 인삼 카페라떼 |
버섯 성분은 쓴 맛이 나는 커피나 초콜릿 등에 자주 활용되고 있다. 버섯 가루를 넣은 커피나 다크 초콜릿, 또는 브라우니와 같은 제품들이다. 특히 차가버섯은 쌉싸름한 커피와 비슷해 커피 음료에 잘 어울린다는 평이다. 차가버섯에는 항산화 성분인 베타글루칸과 강장제 성분까지 들어있다.
미국에서는 인스턴트커피에 차가버섯을 넣은 식품업체 포시그매틱(Four Sigmatic)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인스턴트 버섯커피’는 아마존 등 대형 유통업체 뿐 아니라 미국의 카페 체인에도 공급된다. 기존 인스턴트커피 보다 카페인 함량을 반으로 줄이고 버섯의 영양을 강화한 커피다.
포시그매틱(Four Sigmatic)의 인스턴트 버섯커피 |
일부 카페에서는 영지버섯·차가버섯 등 기능성 버섯을 파우더 형태로 가공해 라떼 등에 첨가하는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제과업체 몬데레즈(Mondelēz) 또한 지난해 영지버섯을 넣은 견과류 버터 제품(Millie Gram)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소규모 기업과 건강 식품 브랜드가 아답토젠을 활용했지만 이제는 정신건강과 면역력 강화 등을 내세우며 활용 분야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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