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최고 권위 ‘콜드브루 대회’ 심사위원 만장일치 우승
- “좋은 커피는 맛의 균형을 잘 이룬 커피”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한국인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에 ‘뉴요커’들이 푹 빠졌다.
“가게 커피가 맛있다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커피가 미국에서 어느 정도 위치인지 알고 싶었어요.” (황원제 바리스타)
지난 2월 미국 뉴욕 맨하튼에서 열린 ‘커피 페스트(Coffee fest) 뉴욕 2019’ 아메리칸 베스트 콜드브루 대회(America’s Best Cold Brew Competition). 미국 최대 커피 축제이자, 최고 권위의 콜드브루 대회인 이곳에서 황원제 바리스타는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다양한 인종만큼 다채로운 커피 입맛이 공존하는 미국 본토에서 한국인이 우승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미국 뉴욕의 퀸즈 플러싱과 브루클린에서 커피 전문점 ‘카페 드 커핑’(Cafe De Cupping)과 ‘스페어 모멘트 커피 로스터스’(Spare Moment Coffee Roasters)를 운영하고 있는 황원제(39) 대표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1등…한국인 바리스타의 반란=“대회에 출전한 것은 제가 로스팅하고 있는 커피의 방향성이나 커피빈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더 나은 커피를 공급하고 싶은 마음에서였어요.”
자신의 실력을 평가받고 싶은 호기심과 더 좋은 커피를 만들고 싶은 바람에 출전한 대회에서 얻은 결과는 생각 이상으로 컸다.
황 대표는 대회에서 라이프보트(LifeBoat)라는 콜드브루용 커피 블렌드를 선보였다. 두 가지 원두를 섞어 직접 만든 커피다.
“언젠가 술이 들어간 초콜릿을 선물받았어요. 그 맛을 커피에 접목할 수 있다면 어떨까 싶었죠. 위스키나 럼이 들어간 베리 맛이 나는 초콜릿을 상상하며 만든 커피였어요.”
‘라이프보트’는 에티오피아와 브라질산 원두를 섞어 만들었다. 베리 맛과 초콜릿 맛이 조화롭고, 커피의 바디감도 살렸다는 평가다. 대회에선 총 3일간 일반인 투표가 진행된 이후 심사위원들의 블라인드 테스트가 이어졌다. 최종 결승에서 황 대표의 커피는 만장일치로 우승을 차지했다.
황 대표가 본격적으로 커피업계에 뛰어든 것은 2012년이었다. 스타벅스의 종주국이자 글로벌 기업들이 제2의 스타벅스를 꿈꾸며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서 그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으로 업계에 발을 디뎠다. 그러다 지난 2012년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로 바꾸고, 뉴욕 퀸즈 플러싱에 ‘카페 드 커핑’을 열었다. 뉴욕 한인 사회에 처음으로 스페셜티 커피 문화를 전한 것도 황 대표였다.
일찌감치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 뛰어든 황 대표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오늘의 성과를 이뤘다. 좋은 원두를 선별하기 위해 매일 커피 커핑을 진행하고, 미각과 후각을 예민하게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여러 나라의 음식과 과일을 맛보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새로운 맛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기 위해서다.
“맛있는 커피요? 처음 커피를 시작할 땐 선호하는 맛이 있었는데, 이젠 커피 고유의 개성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인지 선호하는 맛이 없어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좋은 커피의 조건은 있어요. 커피가 가진 특색과 맛의 균형이 잘 유지된 커피예요.”
▶ “커피는 단지 음료가 아닌 경험”=황 대표는 “커피 한 잔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있다”고 말한다.
커피 농장에서 최상의 커피빈을 생산해야 하고, 커피 감별사(Q grader)는 좋은 커피콩을 선택해야 한다. 로스터(커피를 볶는 사람)는 선택된 커피빈의 성질을 이해해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바리스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강조했다.
“바리스타는 커피를 뽑는 기술만이 아닌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커피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더 좋은 커피를 추출할 수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로스터와 함께 여러 조건을 맞춰야 해요. 커피의 분쇄 상태, 물의 온도, 그날의 날씨에 따라서도 맛이 변할 수 있으니까요.”
모든 변화 요인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이다. 이같은 이유로 최근 커피 업계에선 로스터와 바리스타를 겸하는 황 대표와 같은 역할이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황 대표는 ‘손님과의 소통’은 커피 한 잔을 내놓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커피는 단지 하나의 음료가 아니라 마시는 사람에게 ‘또 다른 경험’을 만들어주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한 잔의 커피를 마시는 손님과의 소통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예요. 바리스타와 고객의 소통은 커피를 마시는 고객들의 경험을 좌우하거든요. 그래서 바리스타에겐 커피를 추출하는 기술이나 커피빈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소통 능력도 중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해요.”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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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커피는 맛의 균형을 잘 이룬 커피”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한국인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에 ‘뉴요커’들이 푹 빠졌다.
“가게 커피가 맛있다는 손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내 커피가 미국에서 어느 정도 위치인지 알고 싶었어요.” (황원제 바리스타)
지난 2월 미국 뉴욕 맨하튼에서 열린 ‘커피 페스트(Coffee fest) 뉴욕 2019’ 아메리칸 베스트 콜드브루 대회(America’s Best Cold Brew Competition). 미국 최대 커피 축제이자, 최고 권위의 콜드브루 대회인 이곳에서 황원제 바리스타는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다양한 인종만큼 다채로운 커피 입맛이 공존하는 미국 본토에서 한국인이 우승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미국 뉴욕의 퀸즈 플러싱과 브루클린에서 커피 전문점 ‘카페 드 커핑’(Cafe De Cupping)과 ‘스페어 모멘트 커피 로스터스’(Spare Moment Coffee Roasters)를 운영하고 있는 황원제(39) 대표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황원제 바리스타는 지난 2월 ‘커피페스트 뉴욕 2019’ 아메리칸 베스트 콜드브루 대회(America’s Best Cold Brew Competition)에서 우승했다. [사진=스페어 모멘트 커피 로스터스 제공] |
▶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1등…한국인 바리스타의 반란=“대회에 출전한 것은 제가 로스팅하고 있는 커피의 방향성이나 커피빈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더 나은 커피를 공급하고 싶은 마음에서였어요.”
자신의 실력을 평가받고 싶은 호기심과 더 좋은 커피를 만들고 싶은 바람에 출전한 대회에서 얻은 결과는 생각 이상으로 컸다.
황 대표는 대회에서 라이프보트(LifeBoat)라는 콜드브루용 커피 블렌드를 선보였다. 두 가지 원두를 섞어 직접 만든 커피다.
“언젠가 술이 들어간 초콜릿을 선물받았어요. 그 맛을 커피에 접목할 수 있다면 어떨까 싶었죠. 위스키나 럼이 들어간 베리 맛이 나는 초콜릿을 상상하며 만든 커피였어요.”
미국 최대 커피 축제이자, 최고 권위의 콜드브루 대회의 1등 트로피 [사진=스페어 모멘트 커피 로스터스 제공] |
‘라이프보트’는 에티오피아와 브라질산 원두를 섞어 만들었다. 베리 맛과 초콜릿 맛이 조화롭고, 커피의 바디감도 살렸다는 평가다. 대회에선 총 3일간 일반인 투표가 진행된 이후 심사위원들의 블라인드 테스트가 이어졌다. 최종 결승에서 황 대표의 커피는 만장일치로 우승을 차지했다.
황 대표가 본격적으로 커피업계에 뛰어든 것은 2012년이었다. 스타벅스의 종주국이자 글로벌 기업들이 제2의 스타벅스를 꿈꾸며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서 그는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으로 업계에 발을 디뎠다. 그러다 지난 2012년 스페셜티 커피(Specialty Coffee)로 바꾸고, 뉴욕 퀸즈 플러싱에 ‘카페 드 커핑’을 열었다. 뉴욕 한인 사회에 처음으로 스페셜티 커피 문화를 전한 것도 황 대표였다.
일찌감치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 뛰어든 황 대표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오늘의 성과를 이뤘다. 좋은 원두를 선별하기 위해 매일 커피 커핑을 진행하고, 미각과 후각을 예민하게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여러 나라의 음식과 과일을 맛보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새로운 맛에 대한 편견을 가지지 않기 위해서다.
“맛있는 커피요? 처음 커피를 시작할 땐 선호하는 맛이 있었는데, 이젠 커피 고유의 개성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서인지 선호하는 맛이 없어요.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좋은 커피의 조건은 있어요. 커피가 가진 특색과 맛의 균형이 잘 유지된 커피예요.”
황원제 대표가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운영하고 있는 ‘스페어 모멘트 커피 로스터스’(Spare Moment Coffee Roasters)엔 다양한 인종의 뉴요커가 찾고 있다. [사진=스페어 모멘트 커피 로스터스 제공] |
▶ “커피는 단지 음료가 아닌 경험”=황 대표는 “커피 한 잔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있다”고 말한다.
커피 농장에서 최상의 커피빈을 생산해야 하고, 커피 감별사(Q grader)는 좋은 커피콩을 선택해야 한다. 로스터(커피를 볶는 사람)는 선택된 커피빈의 성질을 이해해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바리스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강조했다.
“바리스타는 커피를 뽑는 기술만이 아닌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커피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더 좋은 커피를 추출할 수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로스터와 함께 여러 조건을 맞춰야 해요. 커피의 분쇄 상태, 물의 온도, 그날의 날씨에 따라서도 맛이 변할 수 있으니까요.”
모든 변화 요인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것이 ‘커뮤니케이션’이다. 이같은 이유로 최근 커피 업계에선 로스터와 바리스타를 겸하는 황 대표와 같은 역할이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황 대표는 ‘손님과의 소통’은 커피 한 잔을 내놓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커피는 단지 하나의 음료가 아니라 마시는 사람에게 ‘또 다른 경험’을 만들어주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한 잔의 커피를 마시는 손님과의 소통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예요. 바리스타와 고객의 소통은 커피를 마시는 고객들의 경험을 좌우하거든요. 그래서 바리스타에겐 커피를 추출하는 기술이나 커피빈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소통 능력도 중요한 조건이라고 생각해요.”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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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