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RF] |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과일과 채소는 모두 건강 식품이지만 과일 섭취 시엔 주의할 점이 있다. 채소와 달리 과일에는 당분이 많아서다.
체중관리는 물론, 건강 관리와 보다 효과적인 영양소 섭취를 위해선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과일의 건강한 섭취법은 ‘의외로’ 쉽지 않다. 비타민과 항산화성분이 많다고 생각 없이 먹다보면 의도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당분 과다의 문제가 대표적이다.
과일 속 당분은 천연당이다. 설탕처럼 몸에 해로운 정제당은 아니지만 천연당도 당분이다. 혈당 관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혈당 관리의 기준은 과일의 단맛이 아니다. 단맛이 난다고 모두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것은 아니다. 보다 정확한 기준은 식품의 혈당지수(glycemic index)다.
혈당지수란 음식을 먹은 뒤 우리 몸에서 혈당이 상승하는 속도를 0~100으로 나타낸 수치다. 수치가 높을수록 혈당을 빠르게 올린다. 보통 혈당지수가 70 이상인 과일은 ‘고혈당’ 식품으로 분류된다. 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건포도, 수박, 홍시 등이 속한다.
대부분 단맛이 높은 과일이 혈당지수가 높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예컨대 수박과 사과는 모두 단맛이 나지만 사과의 혈당지수는 36인 반면 수박은 72로 높다.
‘저혈당’ 식품으로 분류되는 지수는 ‘50 이하’ 다. 당뇨 환자나 혈당 관리가 필요한 이들도 먹을 수 있다. 블루베리, 라즈베리, 딸기 등의 베리류가 대표적이다. 이 외에 키위, 배, 자몽, 석류, 체리 등이 있다.
혈당 지수가 낮거나 선호하는 특정 과일만 고집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과일은 종류마다 항산화물질과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다르다. 고른 영양소 섭취를 위해선 다양한 종류를 적당량 먹는 것이 권장된다.
과일을 어떤 형태로 먹느냐도 중요하다. 혈당지수가 높지 않은 과일이라도 건과일 형태로 먹으면 혈당을 더 빠르게 올린다. 무화과가 대표적인 예이다. 무화과의 혈당지수는 43으로, 낮은 수준에 속한다. 하지만 ‘말린’ 무화과는 61까지 오른다. 건포도 등도 동일하다. 시럽에 절이거나 가공 통조림의 형태로 먹어도 혈당 상승 속도가 빨라진다. 가장 신선한 ‘제철’ 과일을 ‘생과’ 형태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과일을 착즙기나 믹서기에 갈아서 마시는 것 역시 건강한 섭취법은 아니다. 당분은 액체 형태로 우리 몸에서 흡수될 때 혈당 속도가 더 빨라진다. 과육 그대로 씹어서 먹는 것이 낫다. 식전에 과일을 먼저 먹으면 식이섬유 섭취로 포만감이 높아져 과식도 막을 수 있다.
껍질은 벗기지 않고 통째로 먹는 것이 좋다. 껍질에는 항산화성분이 과육보다 많이 들어있서다. 배와 감 등 껍질이 비교적 얇은 과일이라면 사과처럼 껍질째 먹는다. 유기농 제품을 구입하거나 베이킹소다, 식초 등으로 깨끗하게 세척한 후 먹는다.
언제 먹느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과일도 잘못 먹으면 살이 찐다. ‘과일은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늦은 밤’ 과일을 많이 먹으면 체중이 늘어날 수 있다. 열량으로 소비되지 못한 과일의 당분이 중성지방으로 변하기 쉽다. 과일은 생각보다 열량이 높은 종류가 많다. 보통 크기의 바나나 한 개 열량은 90~110㎉다. 탄수화물의 함량(20%,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다른 과일보다 높은 편이다.
식후에 바로 먹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다. 식사를 통해 이미 혈당이 올라간 상태에서 과일의 당분이 더해진다면 혈당 상승이 가속화된다. 식후 2~3시간, 또는 식전에 먹는 것이 낫다.
또 역류성 질환자나 위장 장애가 있는 상황에서는 오렌지, 자두 등 비교적 산도가 높은 과일을 피하는 것이 좋다. 먹게 된다면 저녁보다 ‘아침’에 소량 먹는다.
하루에 먹는 양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비타민과 무기질 등 과일의 풍부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정도로만 먹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바나나 1개, 사과 반 개, 귤 2개, 딸기 5~6알 중에서 2가지를 하루 두 번 정도 먹는다. 미리 섭취할 양을 정해놓고 다양한 과일을 먹는 것이 좋다.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