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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탄 음식이 더 맛있지?…‘마이야르 반응’ 아시나요?
  • 2016.12.03.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고깃집에서 고기를 구울 때 까맣게 탄 가장자리를 가위로 잘라낸 경험, 한 번쯤 있으시죠? 특히 타기 쉬운 양념 갈비는 먹는 것보다 잘라내는 양이 더 많을 때도 있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양념 갈비의 경우 탄 부분이 더 맛있을 때가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화덕 피자도 희멀건 것보단 군데군데 까맣게 탄 피자가 더 풍미있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바로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이라는 화학반응 때문입니다.
마이야르 반응은 아미노산과 환원당(포도당, 과당, 맥아당) 등이 작용해 멜라노이딘(갈변물질)을 만드는 반응을 뜻하는데요. 식재료를 익혔을 때 갈변하는 이유도 마이야르 반응과 관련돼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깃집 앞을 지날 때 나는 허기를 자극하는 냄새도, 구운 고기를 입에 넣었을 때 퍼지는 풍미도, 전부 마이야르 반응 덕분이죠.


특히 세간에는 뜨겁게 달군 팬에 고기를 얹어 빠르게 구워야 스테이크의 육즙이 빠지지 않고 맛있어진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사실 스테이크의 표면을 센불에서 빠르게 굽는 이유는 육즙을 가두려는 것이 아니라 마이야르 반응을 위해서입니다. 마이야르 반응을 통해 스테이크의 표면에 진한 풍미가 배도록 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렇게 구울 시엔 굽는 과정에서 육즙이 손실될 수 있는데 말이죠.

마이야르 반응은 또 고온에서만 일어나는 반응은 아닌데요. 간장, 된장 등을 만들 때도 실온 상태에서 천천히 진행됩니다. 오래 묵힐수록 장맛이 깊어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엔 탄 음식이 곧 발암물질이라는 공식이 굳어져, 조금이라도 그을린 음식은 기피하는 분위기가 큰데요. 무리도 아닌 것이 섭씨 200도 이상 올라가면 마이야르 반응에서 발암 물질이 섞여 나올 수 있습니다. ‘탄맛’도 이때 나는 거죠. 따라서 지나치게 센 불에 조리를 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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