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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된장 VS 미소, 뭐가 다를까?
  • 2018.04.24.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한국과 일본, 양국을 대표하는 발효식품인 된장과 미소는 닮은 듯 하지만 서로 다르다.

최근 전 세계 식품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발효식품’이 떠오르면서 된장과 미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된장과 미소는 둘 다 콩을 발효시켜 만들었으나 두 식품은 결정적으로 큰 차이점이 있다. 


■ 한국인의 발효식품 ‘된장’

된장은 한국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발효식품 중 하나다. 콩을 발효시켜 만든 식품인 된장은 미소와 달리 오로지 순수한 ‘콩’만을 발효시켰다는 점부터 차이가 있다.

황곡균을 비롯해 자연 상태에 존재하는 고초균과 같은 다양한 곰팡이를 발효시킨다. 고초균은 녹말을 당화시키기도 하지만 단백질을 분해해 아미노산으로 만든다. 고초균은 메주를 매달 때 쓰는 볏짚에도 묻어 있다.

된장이 미소를 비롯한 다른 나라의 콩 발효식품과의 가장 큰 차이는 발효 기간이 길다는 점이다. 된장은 세균과 곰팡이, 효모의 공동 발효로 최소한 6개월 이상의 발효 기간을 가지며, 오래 숙성할수록 더욱 깊어지는 맛과 생리 활성이 다양해진다.

숙성기간이 긴 데다 여러 발효균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된장은 구수하고 깊은 맛이 나며 짠맛도 있다. 된장은 숙성이 진행되면서 맛과 풍미가 향상되고, 콩의 주요 성분들의 생체 이용도가 증가한다.

집에서 된장을 만들기 위해선 먼저 메주를 소금물과 함께 넣고 40~60일 정도 숙성 발효시킨다. 간장이 우러나면 메주는 건져내고 간장은 걸러낸 뒤 메주덩이를 부숴 고루 섞는다. 이때 된장을 빨리 먹으려면 간장을 약간 섞어 버무린다.

그 뒤 항아리의 밑바닥에 소금을 약간 뿌린 뒤 메주를 눌러 담고 그 위를 소금으로 하얗게 덮어둔다. 항아리 입구를 망사로 씌워서 한 달 정도 숙성시키면 된장이 완성된다. 메주 제조부터 시작하면 최소한 1년 이상이 지나야 식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게 된다.


■ 일본의 발효식품 ‘미소’

미소는 우리나라의 된장과 달리 콩에 누룩을 섞어 만든다. 콩에 들어가는 누룩의 재료에 따라 미소의 이름도 달라진다. 대두에 쌀누룩을 넣어 만든 미소는 코메미소, 대두에 보리누룩을 넣어 만든 미소는 무기미소라 한다. 콩누룩을 넣으면 마메미소, 몇 종류의 누룩을 혼합하면 쵸우고우 미소가 된다.

색상에 따르면 분류도 있다. 미소의 색상은 발효, 숙성 과정 중 마이야르 반응(maillard reaction)에 의해 달리 나타난다. 마이야르 반응은 미소의 원료가 되는 대두에 함유된 아미노산이 당과 반응하여 갈색으로 변화하는 반응을 말한다.

이에 따라 시로미소, 아카미소, 탄쇼쿠미소로 구분된다. 시로미소는 숙성기간이 짧고 염분 농도가 6~7% 밖에 되지 않으며 색상이 연하다. 아카미소는 숙성기간이 길고 염분 농도가 높아 색상도 진하다. 탄쇼쿠미소는 아카미소와 시로미소의 중간 색상이다.

미소를 발효시킬 때에는 누룩곰팡이의 일종인 황곡균으로 만든 누룩을 콩에 섞는다. 이 균은 주로 녹말(전분)을 당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황곡균은 미소뿐 아니라 사케나 간장 등 다양한 일본의 전통 식품에도 쓰인다.

미소를 만들기 위해선 가장 먼저 누룩을 준비해야 한다. 누룩은 쌀(혹은 보리)을 물에 담가 불렸다가 쪄낸 후 식힌다. 여기에 누룩균을 넣어 따뜻한 방에 약 2일 동안 놓아둔다. 대두는 물로 씻은 다음 가마솥에서 삶은 후 으깬다. 준비한 누룩과 대두에 소금을 혼합한다. 이때 공기 중의 효모와 유산균이 유입된다. 혼합물을 별도의 용기에 넣고 일정한 온도로 조정한 곳에서 약 6개월~1년간 숙성시킨다. 숙성 기간이 길어질수록 미소의 색상이 진해진다.

■ 된장과 미소, 뭐가 좋을까?

된장과 미소는 대표적인 항암 식품이다. 2008년 한국식품연구원에서 진행한 연구에선 된장의 항산화 활성과 생리 활성을 평가한 결과 총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 DPPH 래디칼 소거능, ABTS 래디칼 소거능 모두에서 우수한 항산화 활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에선 된장이 대장암 세포증식을 억제하는 점을 밝혀냈다.

일본 히로시마 대학에서 진행된 연구(2013)에 따르면 미소 된장은 폐암, 결장암, 위암, 유방암의 위험이 감소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180일 이상 발효된 품종에서 이 같은 효과를 낸다. 또한 같은 대학에서 2005년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미소는 간암과 유방암의 위험을 50~54%까지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된장과 미소는 양국의 대표 ‘발효식품’으로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해 장내 면역력을 높이고 박테리아의 성장을 감소시키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중국 쓰촨대학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된장, 미소와 같은 프로바이오틱스 식품은 호흡기 감염 위험을 최대 33%까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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