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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렌드분석 전문가 김소희 “트렌드엔 무조건 져야 하죠”
  • 2018.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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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김소희트렌드랩 대표가 말하는 2019 트렌드
-“각자도생 아닌 연결 통한 공존”…Z세대가 소비 견인
-테크놀로지ㆍ환경ㆍZ세대 신공존 모색이 거대 흐름

“테크놀로지, 4차 산업혁명, Z세대는 모두 연결돼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앞에 두고 각자도생이란 말이 나오는 곳은 대한민국 뿐이죠. 지금 우리가 생각해야 할 말은 오직 공존입니다.”(김소희 김소희트렌드랩 대표)

김소희 대표는 헤럴드경제가 지난 20일 주최한 ‘2019 컨슈머포럼‘에서 기조발제를 통해 이같이 ‘초연결시대의 신(新)공존’을 화두로 던졌다. 부제 ‘인간, 지구 그리고 AI와의 공존을 말하다’로 진행된 포럼에서 김 대표는 2019년 소비트렌드를 집중적으로 전망했다.

김소희 김소희트렌드랩 대표가 ‘헤럴드경제 2019 컨슈머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김 대표는 먼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규정하는 테크놀로지의 경이로움에 주목했다. 그는 “테크놀로지는 기존의 한계를 넘어 점점 더 많은 아웃풋을 가능하게 한다”며 독일의 이커머스 기업 오토(OTTO)와 글로벌 스파 브랜드 자라(ZARA)의 자동화 사례를 소개했다. 두 회사 모두 몸집이 커지는 데 따른 관리 비용으로 영업 이익이 떨어졌으나, 이를 테크놀로지로 극복한 사례다.

김 대표는 “오토는 수요를 예측하는 인공지능(AI)을 도입, 품절과 재고를 철저히 방지했다”며 “자라 역시 2016년 센서로 입고 기록을 자동 생성하는 RFID 시스템을 도입한 후 하락하던 영업 이익이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테크놀로지가 경이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김 대표는 “제조업의 시대가 남긴 가장 중요한 숙제는 환경”이라며 “환경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기업은 없다”고 했다. 지난 9월 국제적 비난을 받은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의 상품 소각 사건이 대표적이다. 팔리지 않는 재고를 수년간 몰래 태워온 사실이 알려지며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은 버버리는 이후 ‘퍼 프리(Fur-Free)’를 선언하고 플라스틱 협약에 서명하는 등 환경 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행보를 보였다.

김 대표는 “버버리가 3개월 만에 ‘환경 투사’로 돌아선 건 시대가 요구하는 소셜 저스티스(Social Justice) 때문”이라며 “기업이 소셜 저스티스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에는 Z세대라는 미래의 소비자가 자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소비트렌드를 이끌 핵으로 Z세대를 꼽았다. Z세대는 소셜 저스티스에 가장 민감한 세대라는 게 그의 말이다. 이들은 어릴 적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는 걸 보고 자랐으며, 우리의 경우에는 교사의 체벌이 금지된 학교생활을 했다. 이들은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장기적인 목표가 아닌 유연성을 추구한다.

김 대표는 “Z세대는 부도덕하거나 불투명한 상황을 견딜 수 없어하며 기존 시스템을 이해할 수 없다면 (시스템을) 직접 만드는 세대”라며 “아직 구식의 서류결재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기업들이 고용하게 될 미래의 자원인 Z세대와 일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기업은 스스로) 물어야 한다”고 했다.

Z세대가 완성할 4차 산업혁명의 시대도 이들의 특성과 맞닿아 있다. 김 대표는 “플라스틱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기업이 가진 철학과 브랜드 윤리를 살피는 경향이 뚜렷해질 것”이라며 “인간, 지구, 그리고 AI와의 공존을 생각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트렌드는 이기려하거나 거부할 수 없는 것”이라며 “트렌드에 무조건 져야 하며, 이를 따라야 하는게 소비자나 기업의 숙명”이라고 했다.

한편 김 대표는 ‘디테일’을 강조했다. 그는 “트렌드와 관련한 디테일에 신경쓰지 않으면 지엽적인 처방을 하게 돼 있다”며 “그 단적인 예로 워라밸을 꼽을 수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의 워라밸은 한국의 위험한 트렌드라고 생각한다” 했다. 김 대표는 “워라밸은 청바지 같은 것으로, 지금 청바지를 트렌드라고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며 “진정한 워라밸은 ’연결’이어야 하는데, 지금 기업에서는 근무시간이 끝나면 컴퓨터를 끄는 등 ‘단절’을 선택하고 있으며, 이것은 워라밸의 근본 취지가 아니고 왜곡된 것 같다”고 했다.

이유정 기자/kul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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